나는 재벌가 사위다
WS 그룹 집안에 데릴사위로 얹혀 살고 있는 은시후는 온 집안 식구들로부터 온갖 구박과 무시를 받으며 살았지만, 사실 그는 상상을 초월하는 막대한 재산의 상속자였다.
그는 이 사실을 숨긴 채, 언젠가 자신을 깔보던 사람들을 무릎 꿇리고 머리 조아리게 만들 것이라 다짐하는데...!
 GoodNovel 

1장
화려한 조명과 불빛이 WS그룹 회장의 저택을 밝히고 있다.
오늘 밤은 WS그룹 신옥희 회장의 칠순 잔치가 열리는 날이다.
그녀의 손자, 손녀들과 그 배우자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여 선물을 전했다.
"할머니께서 차를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1g에 700만 원이나 하는 세상에서 제일 귀하다는 이 대홍포 차를 선물로 드리려고 중국까지 다녀왔답니다. "
"할머님께선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셨지요? 다이아몬드가 세팅 된 은십자가가 흠잡을 데 없는 이 묵주는 6,000만 원도 넘어요."
화목하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 예쁘게 포장된 색색의 꽃과 선물 상자를 바라보며, 생일 파티의 주인공은 진심으로 기뻐하며 미소 지었다.
한 남자의 말이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깨었다. 그 때 갑자기 그녀의 맏손자사위인 은시후가 말했다. "할머님, 정말 죄송하지만.... 부디 저에게 2억 원만 빌려 주실 수 없을까요? 보육원의 김선영 여사님이 비인두암 3기 진단을 받아서 치료비가 필요해요..."
온 가족들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 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충격과 경악을 감추지 못하며 시후를 바라 보았다.
더부살이 중인 이 손자사위는 정말이지 염치도 없고 뻔뻔했다! 칠순 생일파티 날 할머님을 위해 생신 선물을 준비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뻔뻔하게도 그녀에게 2억 원을 빌려달라고 부탁하다니...!
WS그룹 김영식 전 회장이 아직 건재하던 3년 전 어느 날, 은시후와 함께 저택에 돌아 와선 손녀인 유나와 결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 시후는 찢어지게 가난하고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
김영식 전 회장은 유나와 시후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그 후 WS그룹 일가 모두 시후를 내쫓으려 했지만, 그는 온갖 모욕과 조롱을 받는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늘 태연 했고, 데릴 손자사위로서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그런 그가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님께 돈을 빌려야 했다.
시후를 거두어 그를 절망에서 구원해 주었던 김선영이 비인두암에 걸리고 말았다. 수술에 입원, 해외에서의 항암 치료를 하는 데는 적어도 2억 원이 필요했다. 시후에겐 신옥희 회장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
그는 오늘이 생일인 만큼 신옥희 회장이 기꺼이 자비를 베풀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던 신옥희 회장의 입꼬리가 돌연 내려갔고, 그녀의 눈은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녀는 손에 든 찻잔을 바닥에 내던지며 호통쳤다. "너란 놈은 내 생일을 축하하러 여기에 온 게야? 아님 돈을 빌리러 온 게야!"
유나는 서둘러 앞으로 나서며 "할머니, 그이가 생각이 짧았어요. 시후 씨를 용서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러곤 그녀는 남편을 다급히 끌어 당겼다.
그 순간, 유나의 사촌인 혜빈이 경멸스럽다는 듯이 비웃었다. "김유나, 네가 결혼한 이 등신 같은 인간 좀 봐! 우리 현우 씨는 아직 정식으로 결혼도 안 했는데, 할머님께 선물을 준비했다고! 빈손으로 온 것도 모자라서 뻔뻔하게 할머니한테 돈을 빌려 달라고 하다니...!"
"혜빈 씨 말이 맞아요! 우리 둘 다 WS그룹 손자사위인데, 시후 씨는 그게 뭔가요? WS그룹의 수치네요, 정말!"
이 말을 내뱉은 남자는 혜빈의 약혼자이자 로이드 그룹 재벌 2세인 임현우였다.
임현우는 곧 김혜빈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의 눈에는 유나가 그의 약혼자보다도 훨씬 더 아름답고 우아해 보였다.
김유나는 한남동에서 소문난 미인이었는데, 그런 그녀가 은시후 같은 빈털터리 거지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임현우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WS그룹의 미래를 위해서 이런 구제불능은 당장 내쫓아야 돼요!"
"맞아! 은시후 넌 우리 집안의 망신거리야!"
"아마 은시후의 목적은 돈을 빌리는 게 아니라, 할머니 생신 파티를 망치는 걸 거야!"
온 가족들이 입을 모아 시후를 모욕하고 조롱하자,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시급한 사안만 아니었다면, 그는 진작에 이런 짜증나는 곳을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시후는 아버지의 말씀이 머릿속에 맴돌았기에 이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그의 부친은 도움을 받으면 감사히 여기고 10배로 갚으라고 가르쳤었다. 그의 안에서 서서히 고조되는 분노와 모욕감을 억누르며 신옥희 회장에게 말했다. "할머님,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온 세상을 구한 것과 같다는 말도 있습니다. 부디 아량을 베풀어 주십시오!"
방 안에 있던 누군가가 들으라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은시후, 할머니께 감성팔이 하는 건 그쯤 하지? 누굴 구하고 싶다면 알아서 하면 되지, 네가 뭔데 감히 할머니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거야?"
혜빈의 오빠인 김혜준이 말했다.
이 마음씨 고약한 남매는 모든 방면에서 그들보다 우월했던 유나를 줄곧 탐탁지 않게 여겨왔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아 시후를 힐난하곤 했다.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한 유나가 입을 열었다. "시아버님은... 시후 씨가 고작 8살이었을 때 돌아가셨어요. 보육원에서 그를 키워 주셨던 건 다름아닌 김 여사님이셨어요. 그이가 이렇게 간곡히 부탁드리는 건... 자길 길러준 은혜에 보답하고 싶어서예요. 시후 씨를 도와주실 수 없을까요, 할머니...?"
할머니 신옥희는 분노에 차 소리 질렀다. "내 도움이 필요해? 좋아, 그럼 당장 저 녀석하고 이혼하고 주원이랑 재혼해!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당장 2억이든 몇 억이든 주마!"
신옥희가 말한 주원이란 유나가 결혼을 했는데도 계속 따라다니는 대현그룹 재벌3세 박주원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 때 집사가 뛰어 들어와서는 말했다. "대현그룹 박주원 님이 회장님께 선물을 보냈습니다! 수억 원은 호가하는 블루 다이아몬드 반지입니다!"
"뭐라고? 어서 가져와서 보여줘!" 신옥희 회장은 활짝 웃으며 집사에게 재촉했다.
탄성이 터져 나오는 파티 회장을 가로질러, 서둘러 집사는 푸른 빛의 반지를 회장에게 전했다.
이 블루 다이아 묵주 반지는 깊고 영롱한 푸른 빛이 매력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빛깔을 띠고 있었다.
순간 똑 같은 선물을 한 임현우의 얼굴에 짜증이 드리워졌다. 그는 WS그룹 일가와 상관이 없는 박주원이 이렇게 아낌없이 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신옥희 회장은 반지의 다이아 십자가를 기분 좋게 어루만지며 말했다. "아~ 주원이는 정말 센스가 있다니까! 주원이가 내 손자사위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곤 그녀는 유나에게 눈길을 돌려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내 조건을 받아들일 맘이 생겼니?"
유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 할머니. 저는 절대로 시후 씨와 이혼하지 않을 거예요."
신옥희 회장의 눈동자 속에 폭풍이 몰아쳤다. 그녀는 불같이 화를 내며 소리 질렀다. "이 배은망덕한 것!! 저런 인생 낙오자가 뭐가 좋다고? 내 집에서 당장 저 거렁뱅이를 쫓아내! 내 생일 파티에 저 녀석이 있는 거, 용납 못 해! 저 놈 면상 따위 꼴도 보기 싫으니까! "
은시후는 실망과 아쉬움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았기에 유나에게 말했다. "유나 씨, 전 이만 여사님께서 계시는 병원에 가 볼게요."
"저도 함께 갈게요." 유나가 재빨리 대답했다.
신옥희는 다시금 소리 질렀다. "지금 네가 가면, 넌 더 이상 내 손녀도 뭐도 아니니까!! 네 어미와 아비, 그리고 저 놈까지 싹 데리고 나가 버려!"
유나는 자신의 할머니를 바라보며 충격을 받았다. 할머니가 자기에게 그렇게 모진 말을 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시후가 불쑥 대화에 끼어 들었다. "당신은 여기에 있어요. 제 걱정은 하지 말고..."
유나가 심난한 마음을 미처 가다듬기도 전에, 그는 돌아서서 나가 버렸다.
김혜준은 시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비웃었다. "잠깐, 친애하는 우리 시후 씨가 주린 배를 움켜쥐고 가면, 길거리에서 먹을 거라도 구걸할 건가? 그러면 우리 WS그룹에 먹칠을 하는 게 될 거라고! 자, 여기 만 원을 줄 테니 빵이든 뭐든 사 먹어요!"
혜준은 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지폐를 꺼내서 시후의 발치에 던졌다.
온 식구들의 웃음소리가 집 안에 울려 퍼졌다.
시후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이를 악물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저택을 빠져 나왔다.
***
시후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는 이틀 남은 병원비 납부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사정하기 위해 바로 총무과로 향했다.
하지만 그가 간호사들을 만났을 땐 이미 김 여사는 치료를 위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되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시후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곤 서둘러 물었다. "치료비는 얼마죠? 치료비를 낼 방법은 어떻게든 찾겠습니다!"
"입원 치료비 모두 합쳐서 9,000만 원입니다. 3,000만원은 이미 납부되었고, 남은 6,000만 원은 1주일 안에 납부해 주셔야 해요."
"누가 3,000만원을 냈죠?"
간호사는 자신도 모른다며 고개를 저었다.
시후는 당혹감에 미간을 일그러뜨렸다. 그가 몸을 돌리자, 60대 정도 되어 보이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백발의 신사가 자신의 뒤에 서 있는 것을 알아챘다.
두 사람은 눈길을 주고 받았고, 백발의 중년 신사는 시후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도련님! 드디어 도련님을 찾았군요! 그 동안 도련님께서 온갖 고초를 겪으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마치 전혀 다른 사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박 기사...?"
"저를 기억하고 계셨군요, 도련님!" 그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시후는 잠시 놀랐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 "당연히 기억하지!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어. 자네가 나와 어머니, 아버지를 한남동에서 억지로 내쫓았지. 그 와중에 우리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난 고아가 됐어. 이제 와서 나한테 뭘 원하는 거지?"
"도련님, 할아버님께서 아버님의 부고를 듣곤 매우 슬퍼하셨습니다. 회장님께선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련님을 찾으셨습니다. 자, 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갑시다!" 기사 박상철이 슬픔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은시후는 싸늘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혼자 가, 난 만나고 싶지 않으니까."
"도련님, 아직도 회장님께 화가 안 풀리신 건가요...?"
"당연한 거 아냐?" 시후는 큰 소리로 말했다. "난 절대로,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그 사람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
박 기사는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제가 여기에 오기 전에 회장님께서도 도련님이 절대로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라 말씀하셨습니다."
"알고 있다니 다행이네!"
박 기사는 뒤이어 "아버님께서 힘든 시간을 보내신 걸 알고, 도련님께 보상하기 위해 저에게 부탁하신 겁니다. 만약 도련님께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하면, 한국에서 제일 큰 회사를 도련님께 사 주실 겁니다. 그리고, 여기... 이 카드를 받아 주세요. 핀 번호는 도련님의 생일입니다."
박 기사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블랙 카드를 건넸다.
"도련님, 국내에서도 이런 카드는 5장밖에 없답니다."
시후는 단호히 거절했다. "이런 거 필요 없어. 도로 가져가."
"도련님.... 김선영 여사님은 당장 병원비 때문에 6천만 원의 빚이 있지 않았나요? 여사님께서 병원비를 제때 내지 못한다면 상황이 더 악화될 지도 모릅니다..."
"지금 나를 협박하는 건가? 이게 다 계획의 일부고?"
박 기사는 두 손을 격하게 내저었다. "설마 그럴 리가! 감히 그런 일을 저지를까요! 카드는 가지고 계십시오. 병원비를 내기에 충분할 겁니다."
"이 카드 한도가 얼마나 되는 거지?" 시후가 물었다.
"회장님께서 도련님을 위해 약간의 용돈을 넣어두셨다고 하셨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요. 딱 10억입니다."
2장
10억 원?!
시후는 자신이 들은 액수에 당황했다. 그의 두 눈은 충격에 휘둥그레지고,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는 할아버지가 굉장한 부자라는 건 알았지만, 그 당시의 시후는 돈의 개념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어렸다. 그래서 집안 재산이 얼마나 되는 지까진 몰랐던 것이다.
드디어, 지금, 이 순간 이해할 수 있었다.
10억 원이 푼돈이라면, 조부의 재산은 몇 조원은 족히 넘을 거라는 것을 의미했다.
솔직히 말해서, 순간 그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시후는 돌아가신 부모님과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된 원흉이 할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결코 간단히 할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다.
시후의 동요를 감지한 박 기사는 재빨리 말했다. "도련님은 집안의 유일한 상속자입니다. 회장님의 전 재산은 도련님의 것이나 다름없죠.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그건 도련님 아버님의 것이지만요."
"회장님께선 도련님만 집으로 돌아와 준다면, 총 사업규모 수백조 원에 달하는 가족 사업을 물려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 돈은 도련님의 생활비로 써 주십시오."
"아 그렇지, 알려드릴 소식이 하나 더... 어제 할아버님께서 한국 최대 우량기업인 엠그란드 그룹을 통째로 인수하였답니다. 주식 전량이 현재 도련님 명의로 되어있으니, 내일부터 회사 경영권을 행사하실 수 있답니다!"
박 기사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아 어안이 벙벙했다.
자신을 위해서 그런 막대한 투자를 하다니, 조금 과한 게 아닌가?
한도 10억짜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블랙 카드에 자산 총액 300조 원의 엠그란드 그룹이라니...!
엠그란드 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었다. 그 어떤 유망하고 영향력 있는 재벌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오늘 그를 욕보인 재벌가 모두..... WS 그룹, 로이드 그룹을 포함해 여전히 시후의 아내를 넘보고 있는 대현 그룹 마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평범한 사람들에 불과했다.
그런 대단한 회사가 이제 그의 것이라고?
박 기사는 시후에게 명함을 건네며 말했다. "도련님께선 지금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실 테니, 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명함에 제 연락처가 있으니, 필요하신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그 말을 남기곤 박 기사는 자리를 떠났다.
시후는 박 기사가 떠난 뒤에도 넋이 나간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는 조부의 지원을 받아들여야 할지 말지 망설여졌다.
지난 십여 년의 고난과 수치의 나날들... 유나와 결혼하고 겪었던 굴욕을 떠올렸다. 이건 정당한 보상이다!! 지금까지의 고통의 시간을 보상하기 위한 정당한 배상금인 것이다! 그러니 그가 이것을 받으면 안 될 이유가 어디 있는가?
무엇보다도 당장 김선영 여사의 치료를 위해 2억 원이 시급했다.
시후는 입술을 깨물며 카드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이내 그는 총무과로 되돌아갔다. "저, 실례합니다. 병원비를 정산하겠습니다."
직원이 카드를 긁었고,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결제가 완료되었다.
6,000만 원이 너무나도 간단하게 정산되었다.
그는 여전히 허공을 맴도는 기분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백만장자가 되다니....
***
시후는 넋이 나간 채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한 집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유나와 그녀의 부모님은 WS 그룹 회장의 대저택에 살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그냥 그런 집에 살고 있었다.
유나와 시후가 결혼한 뒤 김영식 전 회장이 타계하자, WS 그룹 일가족은 그들을 집에서 쫓아냈다.
그의 장모는 경악하며 소리쳤다. "은시후, 이게 다 너 때문이야!! 김유나! 너 지금 당장 저 녀석이랑 이혼하지 않으면, 네 할머니가 널 WS 일가에서 완전히 쫓아내실 거라고!"
유나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할머니께서 정말 그러신다면, 전 그냥 다른 직장을 찾아 봐야죠."
"너 정말....!!!" 유나의 어머니가 호통쳤다. "저런 병신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왜 그냥 이혼하고, 주원이랑 재혼하지 못 하겠단 거야? 네가 주원이랑 결혼만 하면, 우리 가족 모두가 고개 뻣뻣이 들고 살 수 있다고!"
그녀의 아버지도 덧붙여 말했다. "네 엄마 말 대로다! 네가 주원이랑 결혼하면 우리 가족은 바로 일가의 보물이 되는 거라고! 네 할머니가 너를 애지중지해주실 거라고!!"
유나가 입을 열었다. ".... 제발 그만 하세요! 전 시후 씨랑 이혼하지 않을 거라 고요!"
"얘가 정말!!"
시후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유나의 부모는 그녀를 어떻게든 설득하려 하고 있었다.
그의 장인 장모는 시후를 발견하자, 경멸하는 눈빛을 보냈다.
그의 장모는 진저리 치며 말했다. "난 또 저 병신이 집에 오는 길을 까먹었나 싶었네! 흥!"
시후는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장모는 항상 그를 업신여겼는데, 그가 이제 엠그란드 그룹의 주인이 된 데다 현금만 해도 10억 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장모가 안다면 어떻게 나올까?
하지만 지금은 실체를 밝힐 때가 아니다.
그는 오랫동안 할아버지와의 연이 끊겼었다. 한국 제일의 재력을 자랑하는 은씨 집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누가 알겠는가? 은시후가 자신의 정체를 폭로했을 때, 누군가가 그를 노리면 어떡하는가?
지금으로선 이 사실을 함구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머리 숙여 공손하게 말했다. "장모님, 오늘 할머님 생신파티에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
그의 장모는 소리쳤다. "물의...? 그게 물의야? 너란 놈이 우리 입장을 얼마나 곤란하게 만들었는지 알아?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내 집에서 당장 나가!"
유나가 다급히 끼어들었다. "엄마,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시후 씨는 엄마 사위라고!"
"사위라니 누구 맘대로!" 그녀의 모친은 윽박질렀다. "난 저런 병신 같은 사위 둔 적 없어! 내 눈앞에서 썩 사라졌으면 좋겠다, 진짜!"
유나는 시후를 살짝 잡아당겼다. "우리 어서 방에 들어가요."
시후는 고맙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결혼한 지 3년이나 지났지만, 두 사람은 아직 첫날밤을 치르지 못했다. 항상 유나는 침대에서, 시후는 침대 옆 바닥에서 따로 잤다.
이날 밤, 그는 쉽사리 잠들지 못했다.
오늘 벌어진 일들은 실로 충격과 놀람의 연속이었기에, 이직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유나가 물었다. "여사님 좀 어떠셨나요? 저한테 지금 당장 1,000만 원 정도 있어요. 얼마 안 되지만 병원비로 쓰세요."
"괜찮아요. 어떤 사람이 여사님의 병원비를 대신 내줘서, 치료를 받으러 지금은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하셨어요."
"정말이요?" 유나는 감탄하며 외쳤다. "그럼 여사님은 이제 괜찮으신 거죠?"
"그럼요..." 시후가 이어 말했다. "여사님은 한평생 선행을 베풀며 수많은 사람들을 도와 왔어요. 드디어 누군가 여사님께 그 은혜를 갚은 걸 거예요."
"정말 다행이에요!" 유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도 이제 마음이 좀 놓이겠어요."
"그렇네요."
"우리 이제 슬슬 잘까요? 요즘 회사에 일이 좀 많아서, 피곤하네요."
"회사에 무슨 일 있어요?"
"요즘 별로 상황이 안 좋아요. 할머니께서 엠그란드 그룹과 협업하길 바라시는데, 엠그란드 그룹에 비하면 WS 그룹은 너무 작아서.... 엠그란드 그룹은 우리를 상대해주지도 않을 텐데 말이에요."
"응? WS 그룹이랑 엠그란드 그룹이 협업한 적이 있었던가?"
유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아니죠! 우리가 엠그란드 눈에 차기나 하겠어요! 혜빈이 약혼자의 로이드 그룹도 엠그란드 그룹 발끝에 겨우 미치는 수준이니까요. 그래서 혜빈이 곧 있을 결혼에 열을 내는 거겠죠. 그래도 로이드 그룹은 엠그란드와 인연을 맺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WS 일가는 엠그란드 그룹과의 협업을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해왔다.
그런 신옥희 회장은 내가 엠그란드 그룹을 가지게 된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시후는 엠그란드 그룹을 인수해 유나의 사업을 돕기로 결심했다. WS 그룹은 그녀를 제대로 대우해 주지도 않고 괴롭혀왔다. 유나의 남편으로서 시후에겐 그녀를 도울 책임이 있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유나 씨, 모든 게 이젠 달려졌어요...! 다시는 아무도 당신을 얕보지 못하게 하겠어! WS 그룹 일가 모두가 유나 씨에게 머리를 조아리게 하겠어!!'
3장
다음 날 아침, 식사 준비를 마치고 시후는 스쿠터를 타고 엠그란드 그룹 본사로 향했다.
그는 엠그란드 회사 주차장 한편에 스쿠터를 세웠다. 시후가 시동을 끄자 곧 그의 맞은 편으로 검은색 벤틀리가 천천히 들어왔다.
무심코 고개를 들자 한 젊은 커플이 차에서 내리는 것이 보였다.
고급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남자는 한 눈에 봐도 이지적인 느낌의 미남이었다. 한편, 여자 쪽은 화려하게 빼입고 있었다. 다소 천박한 느낌은 들었지만, 그녀 또한 미인이었다.
알고 보니 두 미남 미녀는 유나의 사촌 김혜빈과 그녀의 약혼자 임현우였다.
그들이 왜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맞닥트려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불 보듯 뻔했다.
시후는 그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어째선지 그들에게서 도망치면 도망칠 수록 마주치게 되었다.
"어머, 시후 씨 아니에요~" 시후를 발견한 혜빈이 큰 소리로 불렀다.
혜빈은 친근하게 다가왔지만, 시후는 소름이 온몸을 타고 퍼지는 것을 느꼈다.
아는 척하는 사람을 그냥 무시하고 갈 수 없었기에, 시후는 예의상 웃으며 물었다. "아, 혜빈 씨... 여기엔 무슨 일로 왔죠?"
혜빈은 비아냥거리며 대답했다. "저희야 엠그란드 그룹 이태리 부회장님을 만나러 왔죠."
그리곤 그녀는 임현우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로이드 그룹은 전부터 엠그란드 그룹과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거든요. 앞으론 로이드 그룹뿐 아니라 WS 그룹의 미래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시후는 로이드 그룹이 엠그란드 그룹의 사업 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을 몰랐다. 막 회사를 인수했기에 세부 사상을 검토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공손한 미소를 지으며 "현우 씨, 사업 수완이 대단하시네요! 두 분 정말 너무 잘 어울리세요."라고 말했다.
현우는 시후를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이 새끼는 어제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망신을 당하고도, 지금 어떻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을 수 있는 거지?
어째서, 왜, 유나 씨 같은 사람이 이런 루저 새끼랑 결혼을 한 거지?
이 인간만 없었다면, 난 유나 씨와 잘 되었을 텐데... 누가 외모도, 인성도, 다 뒤떨어지는 김혜빈이랑 약혼하고 싶어 하겠어?
현우는 가식적인 어조로 물었다. "그러는 시후 씨는 여기에 어쩐 일이죠?"
"전 이력서를 내러 왔어요." 시후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력서요?" 현우는 경멸을 담아 코웃음을 쳤다. "시후 씨가요? 시후 씨가 엠그란드에 이력서를 내러 왔다고요? 지금 농담해요?"
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현우 씨와는 상관 없잖아요."
그들이 시후를 불러 세운 건 그를 모욕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엔 혜빈이 바통을 이어받아 시후를 조롱하기 시작했다. "왜 그래요, 현우 씨~ 시후 씨 말대로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시후 씨, 학위는 있어요?"
"내세울 만한 경력이나 능력은 있고요?"
"시후 씨 같은 사람은 보안팀에 지원 했어도 엠그란드 쪽에서 사절이라고요. 사람이 분수를 알아야지. 길거리에서 고물이나 주워다 파는 게 안 낫겠어요? 그러면 한 달에 적어도 70, 80만 원은 벌겠죠."
그리고 나서 그녀는 시후의 발치에 물병을 내던지며 히죽 웃었다. "자, 그거 드릴 테니까 갖다 파세요. 어디 가서 제가 시후 씨 신경도 안 썼다고 그러지 마시고요."
임현우도 웃음과 함께 조소를 보냈다. "시후 씨 같은 구제불능도 가족은 가족이니까, 도와 드릴게요~ 제가 엠그란드 그룹 부회장님이랑 아는 사이니까, 화장실 청소부 자리 좀 마련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볼게요."
시후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 "제가 뭘 하든 알 바 아니잖아요? 두 사람 일이나 신경 쓰세요. 엠그란드 그룹은 초대기업이라서, 당신 같은 쓰레기와는 협업하고 싶지 않을 테니까."
"지금 누가 쓰레기라고?" 현우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당신 말고 또 누가 있단 거지? 이 쓰레기 같은 새끼...!"
시후는 경멸에 찬 목소리로 말하고는, 임현우의 분노 어린 외침을 뒤로 한 채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시발! 거기 서! 거기 서라고!! 내 말 안 들려?!"
임현우는 성큼성큼 걸어가 이내 엘리베이터 앞에서 시후를 따라잡았다.
그는 당장이라도 시후의 얼굴에 한 방 날리고 싶었지만, 두 사람은 이미 엠그란드 그룹 건물 안이었다. 괜한 소동을 일으켜 사업 파트너의 심기를 상하게 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으드득 "한 번만 봐준다, 진짜... 으득 다음엔 안 봐줄 거니까!" 그는 이를 갈았다.
그런 임현우를 보고는 은시후는 코웃음 치며 엘리베이터로 걸어 들어갔다. 문이 닫히기 직전, "임현우, 당신이란 인간은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조만간 후회하게 될 거야, 당신!"
"너 이...."
현우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가 엘리베이터로 달려들려는 것을 혜빈이 말렸다. "저런 쓰레기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탈 필요 없잖아요, 현우 씨가 참아요."
그는 여기에서 손을 올리는 게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았기에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운이 좋은 줄 알아!"
***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후는 곧바로 빌딩 최상층에 위치한 회장실로 향했다.
박 기사가 이미 엠그란드에서 그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이 모든 일을 담당한 사람은 이태리라는 여성이었다.
이태리는 한국에서도 저명한 여성 사업가로 명성을 떨쳤다. 그녀는 매력적인 외모에 탁월한 사업 수완까지 겸비하고 있었기에, 젊은 나이에 엠그란드 그룹의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오늘날의 엠그란드 그룹의 성공 배경에는 그녀가 있었다.
이제 엠그란드 그룹은 인수되었기에, 전 회장은 은퇴했고 부회장 이태리는 새로 취임하는 회장을 보좌하기 위해 남아 있었다.
태리는 시후를 처음 봤을 때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신임 회장이 이렇게 젊고 매력적인 남자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녀는 재빨리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일단 제 사무실로 모시겠습니다."
4장
시후도 오늘 처음 부회장을 만났다.
그 또한 태리가 놀랍도록 매력적인 여성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
그녀는 늘씬하면서도 볼륨감 넘치는 몸매에 매혹적인 외모, 그리고 당당한 자신감을 가진 27, 28살 정도의 젊은 여성이었다.
시후는 태리의 책상에 앉으며 "전 사무실에 자주 오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저를 대신해서 앞으로도 회사를 경영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제 신원은 공개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당부했다.
태리는 지금 그녀의 앞에 앉아 있는 시후가 한국 최고의 재벌가인 은 회장의 가족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에겐 엠그란드 그룹 따윈 그저 평범한 기업에 불과했다. 따라서 그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이상할 게 없었다. "물론이죠, 회장님. 또 필요하신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십시오."
그때였다. 한 비서가 문을 두드리며 "부회장님, 로이드 그룹의 임현우 님과 그의 약혼자분께서 만나러 오셨습니다."
"지금 VIP를 만나고 있으니 잠시 기다려 달라고 전해주세요."
"임현우를 아시나요?" 시후가 물었다.
"로이드 그룹은 저희 엠그란드의 파트너사 중 하나입니다. 몇몇 주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중이라 이전에도 여러 번 방문했습니다."
시후가 싸늘하게 식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부터 엠그란드 그룹은 로이드와는 그 어떠한 사업 거래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행 중인 모든 프로젝트도 중단해주세요. 이 순간 이후로 우리 회사를 통해 로이드 그룹이 한 푼이라도 벌게 된다면, 이태리 씨 당신은 해고입니다."
도대체 로이드 그룹의 관계자 중 누가 이토록 이 남자의 심기를 건드린 거지? 태리는 깜짝 놀라 필사적으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회장님! 지금 바로 직원들에게 로이드 그룹과의 모든 거래를 중단하도록 지시하겠습니다!"
시후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엠그란드 그룹은 저급한 쓰레기와 협업하는 것엔 관심이 없다고 말하고, 경비원에게 쫓아내라고 하세요."
***
사무실 밖에서 임현우와 김혜빈이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로이드 그룹은 이태리 부회장과 좋은 관계를 쌓아 파트너십을 강화해 엠그란드 그룹과의 협업에서 중심이 되길 원해 왔다.
그러나 예기치 못 한 일이 일어났다. 부회장의 비서가 경비원들과 함께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현우는 당황해서 "안녕하세요, 언제쯤 이태리 부회장님을 만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비서는 그에게 차가운 눈초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부회장님께서 엠그란드 그룹은 당신 같은 저급한 쓰레기와 협업하는 것엔 관심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오늘부로 로이드 그룹과의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입니다!"
"뭐라고요?!"
충격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와중에도 임현우에게는 왜 이 말이 이렇게 친숙하게 들리는 거지...?
아, 맞다! 은시후가 주차장에 있을 때 똑같은 말을 했었어!
이태리는 도대체 무슨 작정이지? 그 여자가 정말로 로이드 그룹과 모든 거래를 중단할 생각인 건가?
머리에서부터 피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로이드 그룹의 수익의 많은 부분은 엠그란드와의 협업을 통해 창출된 것이었다.
만약 엠그란드 그룹이 우리와 관계를 끊는다면, 로이드 그룹의 자산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걸 의미한다.
안 돼....!! 이럴 순 없어! "부회장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직접 물어 봐야겠어요!"
비서는 그를 힐끗 쳐다보곤 "죄송합니다만, 부회장님을 만날 순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곳에 출입을 금지합니다."
임현우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소리쳤다. "지금 나랑 장난해? 우리 로이드 그룹은 엠그란드의 장기 사업 파트너라고! 이렇게 맘대로 프로젝트를 끝내는 법이 어디 있어?!"
비서는 그의 외침을 무시하고 곁에 있던 경비원들에게 지시했다. "저 사람들, 쫓아 내세요!"
보안 팀장은 뒤에서 임현우의 팔을 잡아 비틀었다.
그가 고통에 비명을 지르자 보안 팀장은 코웃음을 쳤다. "당장 여기서 나가세요! 엠그란드 그룹에서 다시 소란을 피우면, 그 땐 이 정도로 끝나진 않을 겁니다!"
"경비원 주제에 어디서 대들어? 너, 내가 누군지 알아?? "
보안 팀장은 임현우의 얼굴을 날리며 "당신이 뭔데?"라고 소리쳤다.
얻어맞은 뺨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폭발하려던 찰나, 갑자기 그의 전화벨이 울렸다.
그것은 그의 아버지였다.
그가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에서 한껏 격앙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너 이 새끼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엠그란드 그룹이 우리 쪽과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잖아!"
"아니 아버지, 전 진짜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이 부회장님도 아직 못 만났다고요..."
임현우의 부친이 다시금 소리쳤다. "엠그란드 그룹이 너 때문에.... 너 같은 쓰레기 때문에 모든 거래를 끊겠다잖아! 당장 돌아와서 할아버지께 직접 설명해 드려!"
전화기를 쥔 채로 임현우와 김혜빈은 강제로 건물 밖으로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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